분류없음 2007.10.20 14:59

홍세화는 말한다. 대중이 자신의 계급과 사회적 위치에 반하여 지배계급을 위해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이 대중의 자기배반 의식이며 이는 한국의 국가주의 교육과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거대극우언론권력에 의해서 확대재생산되고 있다고... 이는 기실 보수적 성향의 대중들에게서 만이 아닌 어느정도 사회비판의식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선거철만 되면 나타나는 비판적 지지가 대표적인데 자신의 계급에 맞게 진보적 정당과 후보에 표를 던질 이들도 극우세력의 대항마로서 가능성 있는, 조금 온건한 세력 혹은 자신들의 이해를 어느 정도라도 대변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에게 표를 줌으로써 결국은 그 자신들의 의식을 배반하는 행동을 하게되고 역사의 진보를 후퇴시킨다는 것이다. 이에 백퍼센트 공감하는 바이다. 이 번 대선에도 비지론의  조짐이 농후하다. 이런 조짐에 대해 홍세화와 김규항은 비지론 비판을 한 바 있으며 민노당의 권영길후보도 비판적 지지의 대상으로 확실하게 떠 오르고 있는 문국현 후보와 가치연대라는 모호한 제스쳐를 써가면서 비지론을 강력히 의식하고 있는 것 같다. 결국 올해도 비지론으로 역사는 또 한번의 정체를 맞는 것인가...

 난 조금 다른 생각이다.  1.집권가능성이 농후한 극우적 후보 , 2.그에 대항가능성이 있는 개혁적이지만 보수적인 유력한 후보, 3. 이 들 틈 바구니에 끼여 재수 옴 붙은 진보정당의 후보...가 대강 비지론의 구도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 대선에도 이런 비지론의 구도가 유효하게 성립하고 있는가이다. 1번은 충분히 유휴하지만 2번 3번의 조건은 성립되었다는 데에는 의문이다. 비지론 거론 후보인 문국현 후보가 과연 1번의 대항마로서 가능할 수 있을지는 굉장히 난센스다. 대선을 두 달 정도 남겨둔 이 시점에서  그의 지지율은 현재 5%대를 보이고 있으며 인지도 면에서는 권영길후보보다 낮은 편이라 알고 있다. (시장에 나가 유세하고 있으면 그의 얼굴을 모른는 이가 태반이라 한다.) 앞으로 지지율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서 그가 2번의 조건에 들 근거는 부족하다. 그리고 3번의 조건, 과연 민노당은 이번 대선에도 비지론의 악령 때문에 재수 옴 붙은 것인가? 그 반대라 말하고 싶다. 여권이 지리 멸렬한 이 상황에서 여권의 후보는 대부분의 대중들의 선택지에서 제외된 상태이다. 즉 이명박 or 부동표 인 상태에서 이 전 처럼 여권의 참신한 이미지의 그늘에 가려 피해를 봤던 이전의 제약 조건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민노당에게는 여권지지자들의 상당부분을 흡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고 할 수 있지 않은가...얼마 안되는 문국현의 표를 질투하기에는 그들의 상황이 너무 좋다는 것이다.

사실 정작 내가 하고 픈 말은 이 것이다. 민노당은 비지론 비판을 할 자격이 있는 가... 여권이 지리멸렬한 상태이고 경제가 양극화 될대로 된 이 좋은 조건에서 여태 뭘 했냐는 것이다. 그들이 문국현에게 간 그 얼마 안되는 표를 질투 할 만큼 대중정당으로서 혁신적이고 합리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는가...북조선인민공화국의 혁명릉지를 참배하겠다는 어이없는 공약을 내걸면서 경선과정에 자기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권영길이니까'라는 동어반복으로 설명한, 이미 대선을 두 번이나 치른 참신과는 거리가 먼 후보를 내세우면서 이미 그들은 이번 대선에서 혁신으로 승부하기를 일찌감치 포기한 것 같다. 제2의 한반도산업혁명, 북방대륙개척 등의 그의 경제공약은 얼핏 유신정권의 경제공약이 아닌지 착각이 들 정도며 100만 민중대회를 열겠다는 그의 발상에서 아직까지 북조선노동당류의 상상력에 머물어 있는 그들을 느낀다.(진보정당으로서 세계에서 민노당 만큼 민족주의적이고 전체주의적인 정당은 없을 것이다.) 또한 최근의 당내에 결성된 노조가 임금체불 문제로 당대표를 고소한 것을 보고 한 편의 희극을 보는 것 같았으며 이 희극은 민노당의 임시당회에서 단 두 표차로 가까스로 노조와의 교섭 상대로서의 당대표의 교섭권과 체결권이 통과된 것으로 인해 한 편의 비극이 되고 말았다.(진보정당에서 노조의 기본권을 가까스로 인정해 줬다니...) 뭣 보다 불투명한 재정 운영으로 파탄 난 지경인 당내 재정을 보면서 저들이 만약 국가 재정을 관리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생각 하기도 싫다.

여로모로 볼 때 민노당은 비판적지지를 비판할 자격이 없다. 즉 비판적 지지자들의 자기존재의 배반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그들 자신 부터가 진보의 자기배반을 하고 있는데 누구를 비판한단 말인가..무엇 보다 이번 대선에서 민노당은 비제도권의 위치에서 선거를 치른 지난 두번의 대선에서와 달리 제도권의 정당으로서 부족하게나마 국민들의 가시권상에서 선거를 치루게 됬다는 것이다. 지금의 민노당의 정체의 원인을 비지론의 피해와 언론의 배제에서 찾기에는 그들이 지난 몇 년간 제도권에서 보여준 실망스런 모습들이 너무 많다.

진보정치가 활발히 전개되기를 바라는 사람으로서 그들이 자기혁신과 합리적 사고와 행동으로 비지론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신뢰가 가는 세력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posted by mabu